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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an diary

하루하루 내가 무얼하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거진 엇비슷한 의식주로 나는 만족하더군. 어떤날 2집 '출발' 30년 넘게 들었던 이 노래의 가사중 '거진 엇비슷한 의식주로 나는 만족하더군'의 '거진'을 '거짓'으로 생각해왔는데, 나역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 그 가사에는 '거짓'이 더 맞다고 생각했거나 혹은 '거진' 이라는 단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고등학생 시절에는 낯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나는 '거짓' 이 더 어울리는 가사라는 생각이 든다.(조동익님 죄송) 젊었던 시절에 내가 누리던 것들이 한때는 거짓에 가깝다고, 내가 마땅히 누려야 할 것 이라기 보다 뭔가 특혜를 받은 느낌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일까. (부잣집 막내아들도 아니었는데...) 암튼 나는 지금 거진 엇비슷한 의식.. 더보기
의미부여의 의미랄까 수준이랄까 말야 난 가끔 그럴때있는데... 혹시 너도 그래? 별다른 일 아닌데 의미부여될 때 말야. 정말 딴짓 한거 아니고, 의식적으로 기다려서 본 거 아이고 우연히 본 모니터의 날짜와 시간이 같거나 4시 44분이라던가 3시 33분이라던가 말야. 가끔 그러긴하는데 하루에 몇번씩 우연히 자주 볼 때 있잖아. 그럴 때 웬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고 그러지 않아? 복권사야하나? 하는 생각 같은거. 그런데 그런 생각도 들더라... 이런 우연한 일들의 반복을 행운이라 여기고 거기에 나름 의미부여하는 것도 알고보니 다 내 수준이고 그릇인것 같다는. 어? 이렇게 뭔가 좋은 기운으로 기부나 좀 할까? 어?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볼까? 이렇게 의미부여한적 한번도 없었어... 다 복권살까? 였으니까 말이지... (그놈의 복권 한번이라도.. 더보기
화성 자원순환시설 화재 (향남 화재)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1125500061?input=1195m 화성 자원순환시설서 불…소방당국 진화 중 | 연합뉴스 (화성=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1일 오후 3시 40분께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하길리의 한 자원순환시설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www.yna.co.kr 퇴근길에 길이 막혀 39번 국도에서 벗어나 평소 안가던 길로 우회해 달리던 도중 도로옆에서 엄청난 연기.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불길. 동영상의 시간은 오후 5시 30분정도로, 거의 진화된 시간인데도 이정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고) 헬기도 동원될 정도의 큰 불이었다고 하는데,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서도 저정도 연기가 나는걸 보면 얼마나 큰 화재였는지 짐작이... 더보기
걷기 지난 몇주 동안 주말마다 여기저기 가야할 일, 해야할일이 많아 자동차 주행거리만 늘렸는데, 모처럼 아무일도 없는 주말이 찾아왔다. 아무일도 없는 주말이라고 해도 주말마다 내담당인 청소는 해야하고 밥 잘 얻어먹었으니 설겆이나 이불 터는 일들은 해야하지만, 그래도 마트나 외식까지 없었던 주말은 꽤나 오랫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성향은 완전 집돌이는 아닌지라 이렇게 완벽한 휴식이 보장된 주말에는 '나만의 외출'을 한다. 바로 걷는 것. 그냥 목적없이 걷는 것이 나만의 휴식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 매주 하는 청소를하고 점심을 먹고, 설겆이를 끝낸후 무작정 집을 나섰다. 바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나기위해. 그렇다고 잠시 세상과 단절하는 정도의 무언가를 위해 핸드폰을 두고 나온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 더보기
창의적인 둘째를 응원한다 둘째가 숏패딩을 사달라고 해서 없는 형편에 큰맘먹고 패딩을 하나 사주었는데 4일만에 어딘가에 긁혀 패딩속의 털을 풀풀 날리며 들어왔다. 집구석에 막 돌아다니는게 현금이라 새것 하나 더 사주면 그만이지 하고 생각했지만, 수선을 맡겨야할까 고민하다 검색해보니, 오호라 이런 물건이 있네... 바로 패딩수선패치. 패딩수선패치 - Google 검색 쿠팡은 로켓배송 - 패딩수선패치에 대한 검색결과입니다. 패딩수선패치테이프, 패딩수선패치테이프, 패딩수선패치, 가와구찌패딩, 와펜, 패딩 수선 테이프, 수선패치, ... www.google.co.kr 컬러에 맞게 적당히 커팅해 붙이는것도 있고, 와펜처럼 액세서리 개념처럼 활용해 붙이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어디서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으로 물건을 훼손하며 살아가는 둘째가 .. 더보기
수능일아침 수능을보지 않는 고3인 내 아이에게 나에겐 아들이 두명있고, 큰아이는 고3이다. 그런데 한달전쯤 취업을 했고, 당연하게도 이번에 수능을 보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이 아이가 커서 수능을 보지 않을꺼라 생각한적은 없었는데 마이스터고를 진학하며 그 생각이 깨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다. 수능을 보고 안보고, 대학에 진학하고 하지않고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한때는 대학 캠퍼스에서 자유와 낭만을 누리며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떠올려본적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현재 대학현실이 그렇지는 않다는걸 어느정도 알고있지만) 암튼 오늘은 수능날. 아이는 수능 다음날인 내일 학교 기말고사를 꼭 봐야하기 때문에 회사에 사정을 구하고 모처럼 학교에 간다고한다. 아이는 아이가 원하는 삶을 선택했고, 지금의 선택.. 더보기
대견함으로 고3인 큰 아이가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취업을 하면서 아이와 소위 '돈'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많아졌다. 아이는 자신의 수입에서 얼마를 저축하고 얼마를 소비하는 것이 적당할지에 대해, 예금이나 적금, 입출금통장의 차이에 대해, 청약적금에 대해. 정말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와이프와 상의해서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카드까지 신청하고 핸드폰 요금을 알뜰폰으로 변경했다. (통신요금도 본인 계좌로 변경) 생각보다 정말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는 큰 아이를 보는 내 시점은 늘 '안쓰러움' 과 '대견함'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나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는 아이를 보며 최근에는 그 시점이 점점 '대견함'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슬슬 나를 돌아봐야 하는 때인가? 아니... 우리집의.. 더보기
순간 늘 지금보다는 '다음'을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은 날들에 지난 토요일 마법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둘째 생일. 아이가 가고싶다는 식당에 가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시켜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바깥 풍경을 잠깐 바라보던 순간. 갑자기 내게 '다음' 이 사라지고 '현재'가 있었다.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 잦아들고, '지금'을 즐기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평소보다 많이 먹지 않았는데 배가 부르고, 아내가 빽빽하게 짜놓은 다음 일정이 기대되고 복잡한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갈 일이 즐겁게 느껴졌다. 순간 나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을 내가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과 다시 오지 않을 이순간. 모든게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또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오묘한 기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