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었지. 너(카카오뱅크)와의 첫만남이.
사실 너와 만나기 전 20년 넘게 만나던 사람(국민은행)이 있었거든.
그런데 핸드폰에 앱깔아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
1년에 한번 공인인증서 번호 변경하고 나면 또 핸드폰에도 옮겨줘야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거든.(다른 방법도 있다지만 난 모르겠다...)
그런데 너는 핸드폰 잠금풀림처럼 쓰윽~ 한손으로 쉽게들어가고 말야.
어딘가 모르게 뭔가 공적이고 딱딱한 느낌이던 전사람과 달리 귀여운 캐릭터에 딱딱하지않은 상품 설명에
송금도 쉽고, 메뉴구성도 간편하고,
26주 저금이니 세이프박스니, 저금통이니 하는 메뉴들이
왜 그렇게 새롭고 재밌던지말야.
맞아. 우리... 즐거웠었지.
저금통을 만들어 놓으니 니가 조금씩 알아서 저금통 채워 몇만원까지 만들어주는것도 재미있었고,
세이프박스인가 뭔가 말야. 뭐 크게 넣을 금액이 없어 민망하긴 했지만
뭔가 내 얼마안되는 뻔한 금액이긴 하지만 뭔가 분리해서 보관해서 보여주는게 꽤나 그럴듯했지.
아! 26주 저축인가? 그것도 재밌었어.
매주 정해진 금액보다 조금씩 금액은 늘려가며 캐릭터를 채워나가는데,
묘한 만족감이 있더라고.
그래서 우린 알콩달콩 재밌었지.
그런데 있잖아.
그렇더라 사람마음이.
나는 26주 저축 금리가 2%가 넘는다고 해서
100만원을 저축하면 102만원을 주는지 알았지뭐야.
네가 너무 친근하고 딱딱하지 않게 다가오니까,
이자도 더 많이주고, 알아서 챙겨주고 할줄 알았지.
물론 네가 거짓말 한건 하나도 없어.
매주 내가 천원...이천원... 삼천원을 넣으면,
너는 그 금액만큼의 약속된 이자를 준다고 한거니까.
알고보니 다른 적금도 다 그런건데... 하하.
내가 바보같이 오해한걸 네탓을 한거였어.
그런데 정말 100만원정도인가를 넣고 3천원? 4천원이었던가?...몇천원 안되는이자를 받아보니,
아, 정말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격언과 함께
나의 못난,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금융지식이 부끄럽더라고. (이자를 따지는 법도 잘 몰랐던거지)
아마 그때였지?
네가 같이 소개해줬던 너의 절친 카카오페이와도 이별한게.
그친구는 1년정도 지나니까 나한테 그러더라.
나는 이만큼 발전 (업데이트) 했는데 네가 쓰는 구형 아이폰은 달라진 나를 담을 수 없다고.
어느날 AI 가 추천해준 펀드 금액이 보이지 않아 확인해보니 내 핸드폰이 앱 업데이트가 불가라
메뉴를 보여줄 수 없다나...
그래, 맞아.
그래서 나 핸드폰 바꿨잖아.
카카오페이덕분에.
아마 그 즈음이었을꺼야.
토스를 만난게.
한마디로 얘기하더라고.
일단 돈을 맡기면 2%이자를 준다고 말야. 이자도 매달 한번씩.
응? 매달? 최소 6개월에서 1년 맡겨야 주는거 아니고?
원래 입출금 가능한 통장은 이자가 거의 없는거 아냐?
아니래.
그래서 여기저기 있던 돈들을 모두 토스에 채웠지.
그랬더니 정말 매달 2%이자를 주더라고. (월 2%이자라는 뜻은 아닌거알지? 연 2%인데 매달 나눠주는거야)
만약 5천만원을 넣었다면, 세금떼고 매달 7만원 조금 넘게 받는다고 생각하면 돼.
물론 2%가 지금은 그렇게 크게 좋은 조건이라고 하긴 어려워.
요즘은 3%가 넘는 상품도 많다니 말야. (물론 최소 6개월정도는 묵혀야 하는 조건이지)
하지만 거치기간과 관계없이 입출금통장에 주는 이자로는 그때만해도 정말 파격적이었다고 생각해.
(이후에 1억이상 금액은 안돼는 걸로 바뀌긴 했지만)
참, 요즘은 입출금 통장이라고 안하고 파킹통장이라고 한다나. 뭐래나.
암튼.
처음 너 (카카오뱅크)를 만났을 때의 설레임, 새로움, 기쁨은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런 좋은 추억을 남겨준 너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고.
하지만 조금 주제넘은 충고를 하자면,
너도 이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
메인화면이나 서비스도 개편이 필요할것 같구 말야.
심지어 토스는 이제 이자를 매일 주는거, 알고있지?
너의 세이프박스는 이제 이자는 연 2%로 올리긴했지만, 매달 한번 정산이고.
아,
카카오페이와 서비스를 합쳐보는건 어떨까?
아냐아냐. 이건 내가 실수한 것 같다.
큰 회사에서 따로 나와 각자 상장까지 했는데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지.
오리온에서 초코파이만 따로 상장한다는 이야기도 돌더라구.(물론 우스갯소리야)
그리고 말나온김에 한마디만 더.
사실 너에게 미련이 없진 않았었어.
그래서 너 주식을 조금 샀었거든. (나같은 주식초보에겐 50%이상 떨어진 카카오뱅크는
무조건 반등각이라고 생각했지)
그래.망했지.크게.
덕분에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배웠어.
네 덕분에 나는 소액 투자라도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이름만 보고 투자하면 안된다는것. 매도 매수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것.
그리고 '카'자가 들어가는 주식은... 아.. 아니야.
암튼 우리가 함께 했던 기억은 소중히 간직할게.
나도 널 만나서 정말 많이 배웠고, 또 그만큼 성장(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한 것 같아 고마워.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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