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뻔히 지옥에 갈 것 같은데 진짜 이유는 말하기 창피하니까 이런 이유를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는 것만 꼭 알아줘.
나는 맥심커피를 하루에 한잔이나 두잔을 마셔.
출근후에 마시는 커피는 드립방식의 커피머신으로 한잔을 양 많이 마시고,
점심식사후에는 맥심 골드나 화이트중 한잔을 마시고
3시즈음 한잔을 더 마시지.
한때 커피에 푹 빠져 지낼때는 (30대 중반이었나? 커피관련 책들이 막 쏟아지던 때가 있었어) 원두를 바로 갈아 조그만 이태리식 주전자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내가 제법 커피애호가인듯 행세하던 시절이었지.
이후에는 한동안 캡슐커피를 마시던 시절도 있었는데, 바로 지금 근무하는 회사로 이직하기전
혼자서 자영업을 하는 기간이었지.
예전에는 더 많이 마시기도 했지만, 이제 나이도 꽤 많고, 믹스커피가 어른들의 불량식품이나 다름 없다는 기사들을 많이 봐서 하루에 두잔이상은 안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어.
커피한잔을 빼서 여유롭게 이야기하며 마시는 커피는 아니고 (그럴 틈이 없어)
사무실 밖에서 한잔을 빼와 일을 하며 마시는 편이야.
그런데 나는 내가 늘 1회용 종이컵을 안쓰는걸 내심 자랑스럽게 여겨왔거든.
늘 내 개인컵과 텀블러를 쓰고, 믹스커피도 머그컵에 두번을 받아 먹는단말야.
난 환경을 특별히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데, 약간 일회용품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그래서 사무실에 일회용컵이 작은것과 큰것이 쌓여있지만, 거의 손을 대지 않아.
가끔 직원들끼리 간식을 먹을때 종이컵에 소분을 해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남은 깨끗한 종이컵을 버릴때마다 죄책감이 들고 막그래.
그런데 이런 내게 요즘 가장 소소한 고민중의 하나는,
바로 이 믹스 커피를 거의 반을 매일 버린다는 거야.
그건 내 습관때문이기도 한데, 1시에 업무가 시작하기전 커피를 타서 내 자리로 와 모니터를 보며 한모금 마시는 순간이 정말 좋거든? 그 순간의 즐거움으로 오후시간을 버티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 한모금이후에 업무를 시작하는 순간 한 5분? 정도 내가 커피를 타왔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아! 내커피! 하고 옆을 보면 늘 식은 커피가 있는데...
이건 내가 쓰는 머그컵이 꽤나 큰 사이즈인데다가 늘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다보니
잘 의식이 안되는 것도 있고, 또 업무시작하면서 나름 오후 업무 관련해서 집중하다보면 몇분이 금방 흐르는 것도 있고.
또다른 이유는 보통 작은 종이컵에 비해 머그컵은 컵을 데우고 커피를 받으면 몰라도 차가운 상태에서 컵의 20% 정도만 커피를 받으면 보통 종이컵보다 오히려 빨리 식는 느낌이 있어서야.
그래서 몇 분만 지나고 나면 정말 많이 식어버려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거지.
그러다보니 한모금, 혹은 두모금 정도만 마시고 버리게 되는 거구.
그럼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꺼야.
괜히 1회용품 아낀다고 생색내지 말고, 그냥 일회용컵에 알뜰하게 마시는게 좋지 않을까? 하고 말야.
1회용컵을 하루에 2개 쓰는것 vs 한잔정도의 커피를 버리고, 머그컵을 설겆이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환경에 좋은지를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고. (그나저나 '1회용품'이라고 적는게 맞는거야 아님 '일회용품' 이라고 적는게 맞는거야? 헷갈려)
물론 정확히 어떤 선택이 더 환경에 안좋은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이런 죄책감에 더 시달리지 않도록
커피를 줄이거나, 담은 커피는 꼭 다 마시려고 노력할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훗날 내가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면... 아마 이렇게 무분별하게 버린 커피 때문이겠지?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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