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의 싸구려커피의 '방'에서
오늘의집에서 구경하는 '예쁜원룸' 사이.
장기하가 마시는 싸구려커피속의 풍경은 바퀴벌레 한마리쯤 스윽 지나가도 아무렇지 않지만,
내가 최신 감성트렌드로 꾸며놓은 내방의 사진들에 아무도 하트를 눌러주지 않으면... 섭섭하다.
아니, 외롭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일까?
끈적이고 퀘퀘하고 답답한 어디쯤에서
예쁘고 반짝이고 블링블링한 공간으로의 이동.
정말인가?
우리는 모두 그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빈곤함과 풍요로움 사이 어디쯤. 아니 끈적임과 쿨함 사이의 경계.
어디선가 나를 내몰아가는 자본의 힘은 그대로 인듯하고
오늘도 어제의 피곤함이 끝나지 않는 일상이지만
우리는 모두 더 빛나고 밝고 예쁘고 감성적인 라이프를 살아가야할것 같은 의무감이 느껴지진 않는지.
아니 내가 쫓아가는 것이아니라 무언가에 쫓겨 꼭 그런 라이프를 살라고 요구당하는 것은 아닌지.
지인들의 인별그램은 반짝반짝 빛나는데 나만 싸구려커피를 마시고 있는것은 아닌지.
이 슬픔은 온전히 내가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나보다 더 행복하고 잘나가는 존재가 내 옆으로 와
그 그늘이 슬픔으로 변한 것인지.
#생기 #홈카페 #빈티지 #멋부림 #발코니 #힐링 #셀프인테리어 #포인트
저속의 수많은 #속에는 내 단어가 없고, 내 주위의 샵은 모두 나와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 뿐.
아니지.
그렇게 생각할 건 아니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가지는 것에 나도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겠어.
따라해보고 흉내내다 보면 내것이 되기도 하고 아니만 중간에 관두겠지.
그러다보면 내 취향도 확실하게 알게될테고. 아님 이렇게 쫓아가는거 아무 소용없구나 하는 순간도 있겠지.
숨을 크게 쉬어본다.
내가 느끼는 나만의 '생기'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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