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이마트 주차장에서 잠깐 방향감각을 잃는 일이 생겼다.
워낙 길치이고 방향감각이 없는 나에겐 뭐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지만,
문제는 이일이 아내에게 생긴 일이라는 거다.
불과 몇분의 일이었지만
아내는 이일로 꽤나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나는 20년전부터 이런 증상을 앓아왔다고" 라고 아내앞에서 너스레를 떨어봤지만
평소 방향감각도 좋고 건망증도 별로 없이 50년을 살아온 사람에게
마트에서 아주 잠깐의 시간이지만 순간 방향감각을 잃고 헤맨 일의 파장은 꽤나 컸던 것 같다.
또 거기에 더해 최근 방송을 많이 타고 대중상대로 많은 강의를 하는 한 교수가 기억력 쇠퇴, 알츠하이머 증상등의 문제로
방송중단을 한 기사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54003
이 세상에 무한한 생명력은 없다는걸 안다.
나도 늙고 있고 (최근에는 가속도가 붙음), 당연히 아내도 늙는다.
거창하게 철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노화라는 생명의 본질과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너무 거창한데?)
그래도 아내가, 나의 오랜 친구가, 스므살부터 30년을 봐온 사람이 이런 불안을 느끼는것을
지켜보는 일이 그렇게 유쾌할 수 만은 없는 것 같다.
너무 어렵고 힘들고 정말 실제로 이루기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지만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천천히 늙어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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