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라고 해서 달렸고, 달리다보니 남들에게 뒤쳐지기 싫어서 열심히 달리기도하고
뭔가 여기서 멈추면 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 같아 달리기도 한것 같은데
이제 숨도 턱턱 막히고
달리다 넘어져 잠깐 쉬다보니 같이 달리던 사람을 다시 따라잡을 자신도 없고
뒤를 돌아보니 나보다 한참 뒤떨어진 사람들중에서
악착같이 쫒아오는이도,
포기한이도,
그냥 슬슬 걸어오는데 표정이 밝아보이는 이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쯤에서 갑자기 밀려오는 생각.
'왜 달리고 있는걸까?'
알지. 어차피 거기서 거기 결말을 안고 사는거.
답은 없지만, 그대도 그럴듯한, 남보기에 좋은 뭔가를 보여주고 남기고 싶은거.
멈춰서 고민하는 시간에 더 달려나가야 한다는거.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집단러닝을 하고 있는 그 결승점이
실제로는 너무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위선들로 가득찬,
아무도 행복해하지 않지만 행복한척해야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초반 예상치 못하게 나한테 달려오는 빠른 저글링 러쉬를 보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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