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40대에' 라고 적긴했는데, 면접볼 시기의 내 나이는 4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40대라는 나이는 취업이라는 문앞에서 생각보다 무척 위축이되는 나이로,(더군다나 후반이고)
자영업의 기간동안 취업이나 일반적인 회사생활과 동떨어져 지내왔기 때문에
취업이라는 과정이 모든게 낯설고 좀 어렵게 느껴졌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일을 정리한다는 생각을 좀처럼 놓지 못하고 미련을 그득그득 갖고 있었던 터라
크든 작든 회사라는 공간에서 여러사람들이 모여 거의 하루중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하는
직장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정해진 출퇴근에 대한 걱정같은 것도 적지 않았다.
(물론 이런 걱정이 얼마나 배부른 소리인가 할 수 있지만)
암튼, 한편으로는 면접에 대한 준비를하고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피어나는 걱정의 잔가지들을 쳐나가다보니
어느새 면접의 장소에 내가 와있었다.
전화한통화로 성사된 면접. 이력서도 면접당일 들고온.
이곳은 어떤 곳인가? 정말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곳인가? 온갖 촉을 다 세우며 주위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나를 면접한 사람은 회사의 대표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나보다 젊은 분이었다.
복장도 정장이 아닌 조금은 캐주얼한 복장이었는데, 이부분은 오히려 안심이 되는 부분.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스타일과 면접의 질문이 전체적으로 잘 매치가 되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신뢰감이 들었다.
전체적인 질문은 쇼핑몰 관련 경험과 능력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질문이 생각보다 디테일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확하게 어떤일을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전임 담당자가 상당히 꼼꼼한 사람이었고, 일의 진행과정이나 결과를 대표와 공유해왔기 때문에
이런부분은 나로서는 크게 도움이 되기도,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하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두리뭉실한 것보다는 훨씬 다행이었고, 더 다행인것은 일단 핵심적인 일들은 모두 내가 어느정도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면접시 중요하게 체크한 업무관련 능력 3>
1. 상세설명 제작에 필요한 사진 촬영 및 포토샵 :
특출나진 않지만 상품컷, 모델컷 오랫동안 찍어왔고 상세설명에 필요한 포토샵은 웬만큼 한다고 생각 (이건 기존에 내가 운영해온 쇼핑몰 사이트를 보여주는 것으로 OK)
2. 쇼핑몰별 상품등록 및 관리
자체쇼핑몰 위주로 운영해온 터라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 조금, 옥션/G마켓 입점해왔지만 비중이 크진 않았음)
약간 적응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문제없음.
3. 고객 CS
게시판이나 고객상담은 어느정도는 자신있는 영역이어서 자신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아내나 주변에서 고객상담 하는것 보고 많이 인정받은 부분)
그외에 엑셀이나 쇼핑몰 주문 수집 프로그램같은 제품 사용경험등 몇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는 위 3가지가 핵심이었다.
나름 약간의 외국어 능력도 이력서에 적어놓긴했는데 크게 이 회사에서 필요한 능력같지는 않아보였고.
쇼핑몰 관련한 경험이나 이해관련한 문의와 대표의 회사에 대한 설명의 면접은 어느새 한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아마 내가 본 어떤 면접보다 가장 길었던 면접이 아닐까 했다.
우선 내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40대 후반의 내 나이였는데,
일단 이부분은 능력위주여서 나이는 관계없다는 심플한 답변이어서 안심이었고
급여나 근무조건 부분은 그야말로 '중소기업' 다운 것이었지만 이미 각오는 한 것이었고 어느정도 예상했던 것이기에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일단 면접 느낌은 나쁘지 않게 끝났고, 혹시 면접에 통과하게 되면 출근은 한달정도 이후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지금 하는 일 정리로) 면접 결과에 대해서는 금주내에 알려주겠다고 답변을 받고 나왔다.
면접본 요일이 수요일이었으니 아마 결과는 늦어도 토요일까지는 나오겠군... 하며 길고긴 면접을 끝내고
정리중인 사무실로 돌아왔다.
현재 나는 사무실 폐업 정리중으로, 알바 1건 하고 있고, 지금 면접보고 왔고...
알바는 새로운 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지만 일단 면접에 합격하게 되면 일단 내 상황을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충분히 병행할 수 있었지만 상대방은 다르게 생각할 수 도 있고,
근무시간중에는 통화가 원활하지 않을 수 도 있으니)
이렇게 한꺼번에 몇가지 일이 중첩되어 진행되는 것도 낯선 일이었지만
한쪽에서는 작은 희망의 빛이, 다른 쪽에서는 힘겨운 일들이 서로 얽혀있어 하루에도 몇번씩 감정의 기복이 찾아오곤
했는데 일단 면접 결과를 100% 확신할 수 는 없었다. (희망연봉이 좀 높았나?)
그리고 며칠뒤 혼자 점심을 먹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면접본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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