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ld man diary

지옥을 보았다

빨강머리앤을 끝으로 굳바이한 넷플릭스에서는

 

보란듯이 꿀잼 드라마 소식을 연일 전했지만 꿈적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못했다'지만.

이제 넷플릭스와의 절교(?)를 선언한 마당에 무슨 오징어게임. 무슨 지옥. 

 

쳇. 안보면 그만이지...

 

그런데 사실은 살짝 흔들렸다. 

 

'지옥'에서.

 

오징어게임은 나중에 봐도 될 것 같았지만,

'지옥'은 사실 엄청 끌렸다. 봐야할 것 같았다. 

 

종교, 사람들의 내면, 어둠, 부조리... 연상호라는 사람은 이런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잘 만드는 사람이란걸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아직 못봤다. 

 

드라마는. (어둠의 경로 유혹 이겨냄)

 

그리고 어제 만화로 넷플리스 지옥의 원작 만화를 봤다. 아니 오랫만에 '읽었다' 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기도.

 

만화도서관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빌려온 지옥 단행본은 고작 2권.

 

'이 2권에 모든 내용이 들어갈 수 있나?' 혹시 내가 5권완결인데 1,2권만 빌려온건 아닐까 초조해하며

읽어나갔다. (검색하면 혹시 원하지 않는 내용까지 알게될까봐 그냥 읽기시작)

 

그런데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작가가 친구라는 것에 감사해야했을까?

어쩜 이리도 스토리와 그림이 찰떡 궁합인지.

 

연상호는 인간 군상이라는 리트머스위에 어떤 시약을 떨어뜨릴까를 늘 고민하는 사람같다.

그런데 그 시약이 단순히 진단키트 처럼 확진/비확진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해석하기 힘든 다양한 무늬를 (두줄,세줄 아니 무지개줄) 보여주네.

 

처음엔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도 안되게 풀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바닥까지 보여주다가도 끝내 알수없는 희미한 희망 비슷한 것까지 남겨주니...

 

인간은 참 절망적이면서도 한줌의 희망을 가진 존재구나 라는것 까지의 생각은 모두 비슷할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이렇게 종교와 연결시키고 거기에 초자연적인 이야기까지 그럴듯하게 얽혀 보여주는 능력에는

 

감탄할 수 밖에.

 

성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Old man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췌장암 검사가 응가로...  (0) 2022.03.15
이토록 어두운 배트맨이라니  (0) 2022.03.14
아이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0) 2022.02.24
줌 미팅  (0) 2022.02.21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 봄  (0) 2021.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