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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an diary

아이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둘째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6년동안 태권도학원만 (그것도 코로나로 인해 5학년까지만) 다녔는데,

 

주위에서는 드문 케이스라고 한다.

 

직장동료들을 봐도 하루에 학원 2~3곳을 보내는 경우가 많으니...

 

딱히 학교교육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라는 거창한 교육관을 가진적도 없고,

 

사교육에 대해 특별히 부정적인 것도 아니었다.

 

(아 물론 사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은 솔직히 있었...)

 

그랬던 아이가 이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영어와 수학을 위주로 다른 주요 과목들도 조금씩 가르쳐주는 일종의 보습학원이라고 하겠는데,

 

5시부터 8시까지 하루 세시간씩. 일주일에 4번을 수업한다.

 

아이가 워낙 진득하게 앉아있지를 못하고 온종일 집을 왔다갔다하며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걱정아닌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잘 적응하는 것 같고, 

 

힘들다고 금방 그만둔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 얘기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무엇보다 경제관념이 0에 가까운 아이였는데, 이번에 학원을 등록하며 학원비에 대해 알려주는 과정에서

 

어렴풋이 자신이 공부하는데 꽤나 비용이 드는구나 하는걸 느낀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자신과 관련된 비용을 아는게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느정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편)

 

사실 둘째를 학원에 보내는 걸 결정하는데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소한 남들이 하는 만큼의 반에 반 만큼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무감과 불안감 같은 것이 있었다.

 

스스로 어느정도 계획을 잡아 공부했던 큰 아이는 별다른 학원 교육없이 나름 학교공부도 뒤쳐지지 않았지만

 

둘째는 어느정도 강제성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지금 해두지 않으면 정말 중학교 입학후에는

 

완전히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수업을 못 쫒아가게 될까 하는 불안함이 컸다.

 

현실적으로 나와 아내가 부족한 공부를 해준다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리고 둘째 자신의 의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엄마 아빠가 이제 학원등록을 하려는 이유를 설명하고

 

아이에게 이해를 구했다. 그리고 일단 시작해보고 너무 따라가기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억지로 다니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어려움도 어느정도 이겨내봤으면 하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아이 학원 보내는걸 결정하고 나서 친구에게 들은 얘기는,

 

'일반 중학생 가정의 25%정도만 쓰는 거야' 라는 이야기였다. (표현은 달랐지만 - 반의반도 안쓴다나? ㅎㅎ)

 

물론 서울에서 아이들을 둘씩 키운 누나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워낙 상상초월의 금액이라 아예 다른 세상이야기라고

 

생각했었지만 정말이지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얼마나 많은 가정이 사교육비로 어려움을 겪을까 새삼 느꼈다고 나 할까.

 

그동안 아이들과 영화를 보거나, 계절마다 놀러가 하루이틀 보내고 오는 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한적은 없는데

 

새삼 사교육을 외면하고 살다가 자의반 타의반 시작하게 된 사교육 비용은 제법 부담처럼 느껴지는 마음은 또 왜일까.

(매달 고정비이기 때문일까?)

 

나는 아이가 무언가 하고 싶다면, 아이에 관련된 비용이라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그런 타입의 부모는 아닌것 같다.

 

다만 아이가 배우고 싶은것,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물심양면 최대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분명한데

 

그게 학교공부를 더 잘 가르쳐주는 사교육에 관련된 비용이라면 조금 다른 느낌일지도.

 

어쨌든 아이는 이제 일주일에 4번, 3시간씩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곧 중학교에 입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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