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는 전화받는 사람이 아니다
오랜기간 온라인 쇼핑몰(패션)을 하면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왔고, 일을 접고 작은 기업으로 이직후에는
쇼핑몰 MD 로 일하며 또 경우에 따라 CS일도 병행하고 있는데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MD는 '뭐든지 다한다'의 약자라고...)
정말 느끼는 게 많다.
참고로 내가 다니는 회사는 중소 가구업체이고 유통에서 온라인 쇼핑 (주로 기존 쿠팡등 업체 입점판매)으로 전환한지 4~5년차 정도의 회사.
우선 CS의 일을 바라보는, CS의 일에 대해 정의 내리는 단계부터 시각차가 많이 나는데,
이건 쉽게 사장의 생각을 고쳐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틈틈히 회의 때마다 어필하고 있는 부분으로
일단 CS 업무를 바라보는 회사 대표의 생각은 이렇다.
게시판 답글 업무 + 전화 문의 상담업무 = 끝.
물론 터무지 없지는 않다. 업무의 중요한 부분인게 사실이니까.
그리고 전화 상담이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회사나 제품 컴플레인이 많이 걸리는 회사일 수록 일은 힘이 들고
CS 이직률은 높은게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급여를 많이주면 모를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중소업체의 CS급여는 거의 최저시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 많다.
왜 이럴까?
우선 냉정하게는 CS의 업무 난이도를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문제가 있다.
보통 어느회사나 CS 업무를 비교적 쉽게 맡긴다.
전화오면 전화받고, 게시판문의에 답글달고.
그러다 지치면? 운좋게 잘 근무하다 강성 고객 연속으로 만나 멘탈이 가출해버리면?
아는 사람은 알것이다. 제대로 강성고객에게 시달린 다음에 느끼는 '멘탈가출' 상태를.
이건 적응의 문제가 아닌것을. 익숙해지는 문제가 아닌것을.
이런 문제를 개인의 '멘탈'의 문제로 보는 사람과는 대화하지 말자. 아니 그게 아니라고 말해주자.
이렇게 휘둘리다 제대로 CS 업무에 대해 이해도 못한채로 너덜너덜해저 퇴사하면서
'다시는 CS는 안할꺼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회사에서는 부지런히 구인을 내고, 혹은 고민끝에 CS를 외주로 돌리거나
채팅위주의 CS 프로그램으로 선회하기도 한다.
물론 강성이 아닌 고객을 강성으로 만들어버리는 CS도 있고, 유리같은 멘탈이어서 아주 작은 어려움에도 흔들리고 쉽게 상처받는 경우도 없진 않을 것이지만, 최소한 이런 어느 경우에나 존재하는 경우의 수를 제외한 일반적인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CS가 힘든건 개인의 '멘탈' 문제가 아니다.
가끔, 아주 가끔 이 '멘탈' 이 극강인 사람이 CS 책임자를 맡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결론은 2가지다.
첫번째는,
그 멘탈 극강의 책임자가 모든 일반적인 CS담당자를 무능력자로 낙인찍고 왜 그렇게 밖에 못하냐, 버텨라는 식으로 쥐어 짜는 경우가 있고
두번째는,
본인의 멘탈의 타고난 (혹은 어느정도는 학습한) 강점으로 강성고객은 자연스럽게 본인이 넘겨받고
전체적으로 CS들이 멘탈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만들어주거나이다.
물론 인간적으로 두번째 같은 CS책임자가 있는 회사가 좋긴 하지만,
회사의 대표입장에서 보면 이런 귀한 책임자가 혹시라도 이직하게 되는 경우의 리스크가 너무 큰게 문제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시스템보다는 그 일에 최적화된 책임감있는 개인의 역량이 극대화 되면서
잘되는 케이스가 많은데, 이런 회사의 리스크는 결국 인력 유출이나 그에 걸맞는 인력 충원의 어려움에서 오게 된다.
그럼 대체 어쩌란 건가?
작은 회사에서 어쩌면 나름 업무 분할을 한다고 기존 직원들이 틈틈이 해오던 CS도 있고,
회사 사정이 도저히 안되 회사 대표의 가족이 CS와 기타 업무를 병행하다
시시각각 울려대는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직원을 뽑는 경우도 흔하고 보니,
사실 중소기업의 현장에서는 인성좋고 멘탈도 좋아서 대충
힘든일좀 잘 이겨내고 꾸준하게 근무할 사람을 찾는게 전부이고, 또 현실적으로 그렇기도 한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어디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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