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스 예찬론자가 아니지만 쓰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다고 하기에는 이건 뭔가 마치
나는 금융앱이 몇개 없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내가 1973년에 태어나 평범하게 자란 남자라는 점을 감안하고 들어주길... 아니 읽어주길)
가장 오랫동안 거래해온 국민은행, 그래서 국민은행 통장이 있다보니 제일 처음 깔고 쓴 은행앱이 국민은행앱이고,
(아...정말 지긋지긋했던 공인인증서... 갱신때마다 PC에 깔고, 핸드폰에 깔고... 깔때마다 어떻게 깔았는지 헷갈려서
도무지 우리나라 은행앱은 참 사람은 배워야한다는걸 매번 가르치는것 같아 화가났었다)
이후에 결제관련 신한카드 앱이 있었고... (그래도 이 앱은 PC화면에 핸드폰 대며 바코드 인식할때는 뭔가 스스로 멋져보였음 - 막 현대인같고)
그러다 중고거래를 시작할 무렵 나보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 사무실 냉장고를 가져가시면서
카카오뱅크로 송금할 때 내가 송금내역을 바로 확인 못하자 살짝 얼핏 (절대,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건 뭔가 조금... 뭐 조금 그런 느낌으로 터벅터벅 집에 돌아오며 카카오뱅크도 시작했었다.
그래.
난 사실 새로운 것에 굉장히 적응못하는 사람이다.
그나마 책이나 디자인, 영화같은건 좀 오픈되다 못해 아무거나 막 줘도 겁없이 잘 받아먹고 나름 소화하는 편인데,
새로운 기계쪽은...
이게 다 먼 미래에 AI의 반란으로 기계인간들이 사람을 몰살하는 영화를 너무 봐서지. 암.
암튼 그리고 한참있다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어찌어찌어찌 하다 '토스'라는 앱을 깔게 되었더랬다. (유레카!)
물론 한 앱에서 내 금융 관련 계좌를 보험이니 통장이니 모두 연결시키고 조회하는 이런 극도의 자유분방한 금융연애질이 얼마나 위험해보이는지 두말하면 입이 좀 쉬어야할 정도 겠지만,
이상하게 이번에는 겁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이게 다 '주식'을 하고 싶어 마음이 이미 워렌버핏과 점심먹으며 주식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기존 주식 앱들은 도통 뭐가뭔지 모르겠어 조금한 마음이 불타오르는 그런 마음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지 싶다.
그만큼 토스앱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Anyway,
토스전에 썼던 카카오 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이제 지문한번 묻지 않는 앱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만큼 toss앱이 만족스럽단 얘기겠지.
(사족을 달자면 카카오페이 업데이트때 아이폰 6을 쓰던 내가 그 업그레이드이후 서비스가 제한이 걸리면서... 이후 핸드폰을 바꾸고 난 이후에도 한동안 카카오페이와는 각방을 썼었다는...)
흠.
그런데 내가 지금은 물론 토스에 푹 빠져 오랫동안 26주 저축도 하고 알콩달콩 비상금도 모아두던 카카오뱅크를 아예 헌신짝 버리듯 외면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은 카카오뱅크와 페이가 어서 합쳐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하니 말이 안된다.
둘다 카카오에서 떨어져나온 다른 회사인데 다시 합칠 수 도 없고 말이지... 각자 지향하는 목표와 개념 자체가 다를 것이다. 그렇겠지. 그럴꺼야. 훌륭하고 똑똑한 분들이 만들었고 상장을 하고 주식이 오르니 판매를... 아니아니.
뱅크와 주식은 엄현히 다른 것이라 할 수 있고 말이지...
뭐, 전문적인 내용이야 이런 범인이 어찌 알겠는가 마는... 카카오 뱅크와 카카오페이가 합쳐진 듯한 서비스가 토스라고 한다면,
굳이 불편하게 토스를 버리고 두가지로 나뉘어진 서비스로 가야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게 큰 이유일 것이다.
물론 나는 잘 쓰던 토스 더 잘쓰면 되겠지만... (굳이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한데 왜 피곤한 눈으로 모니터를 보며 더 나빠지는 내 시력을 느껴가며 이런 글을 왜 굳이...)
소비자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금융앱들이 많이 나오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결국 사람은 더 손이 쉽게 자주가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기업의 규모로서야 지금 자라나는 금융앱들이 기존 금융회사의 턱밑이나 쫒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기존 금융앱이나 주식앱역시 기존의 충성고객의 주 연령대가 익숙한 UX나 서비스 방식을 한번에 개선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어떤 사람은 토스의 주식거래 방식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을 수 도 있겠다)
사실 난 아직도 카카오페이의 핵심 정체성에 대해 가끔 고개가 갸웃하다.
이제 주식서비스도 시작하는 것 같고 (나는 카카오 페이 앱을 통해 처음 펀드를 사보았었다)
여러가지 결제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나는 카카오페이가 내 일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꼭 필요한 존재인지
(다른 페이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만약 정말 괜찮은 서비스가 많은데 나같은 사람에게 잘 전달이 안된 거라면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고 접근성을 높여가면 좋을 것이다.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카카오'라는 이름만 믿고, 귀여운 캐릭터에만 눈길을 주진 않을 것 같으니까.
P.S :
To 카카오페이에게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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