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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an diary

걷기

걷다보면 가끔 이런 선물을 받기도한다

지난 몇주 동안 주말마다 여기저기 가야할 일, 해야할일이 많아 자동차 주행거리만 늘렸는데,
모처럼 아무일도 없는 주말이 찾아왔다.
아무일도 없는 주말이라고 해도 주말마다 내담당인 청소는 해야하고 밥 잘 얻어먹었으니 설겆이나 이불 터는 일들은 해야하지만,
그래도 마트나 외식까지 없었던 주말은 꽤나 오랫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성향은 완전 집돌이는 아닌지라
이렇게 완벽한 휴식이 보장된 주말에는 '나만의 외출'을 한다.
바로 걷는 것.
그냥 목적없이 걷는 것이 나만의 휴식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 매주 하는 청소를하고 점심을 먹고, 설겆이를 끝낸후 무작정 집을 나섰다.
바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나기위해.
그렇다고 잠시 세상과 단절하는 정도의 무언가를 위해 핸드폰을 두고 나온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고,
이어폰과 핸드폰은 챙겨나온다.

그렇게 발길 닿는데로
동네 구석구석, 가능한 북적거리지 않은 공원이나 주택가 골목을 정처없이 걷는다.

그런데 그렇게 걷고있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렇게 걷다보면 몇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스르륵 하고 정리되는,
아니 정확히는 문제의 해결이 아닌,
문제가 더이상 문제가 아니게 되는 행운이 찾아오기도 한다.

실타래를 풀기위해 고민하다, 이 실타래를 풀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
너 이놈 그냥 현실도피라고 해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도 어쩌면...
(산에 버려진 수많은 잡념들... 회수해가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는 산이여... 당신은 도덕책)

어떤 고민이 있거나 하는 이유로의 걷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숨가쁘게 지나온 몇주를 돌아보거나, 생각없이 음악을 드거나,
그냥 풍경을 감상하거나 하는 것으로 몇시간을 보낸다.

몇가지 일들은 더 감사하게 되고, 몇가지의 걱정거리들의 크기를 줄이는 화학작용이
이 걷는 시간동안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