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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써(먹어)봤습니다

폰타나스프와 함께 근대화된 멋진 사람으로 거듭나자

한달에 두세번은 아침에 폰타나 스프를 먹는다.

아내는 늘 폰타나 스위트콘 컵스프를 사오는데 한번도 나에게 이 스프가 맛있냐고 물어보진 않았다

다니엘헤니만큼 잘생기지 못한 내 입맛에는 그 광고에서 나오는 느낌만큼의 맛은 느껴지지 않지만

어쨌든 간편하고... 또... 간편하니까. 더군다나 맛은... 간편하니까...

 

사실 이 스프를 (종류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집에서 강제로 먹는건 컵스프) 먹으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이

물의 양 이었는데,

어떨때는 너무 묽고, 어떨때는 너무 진해서... 그럼 제품에 표기된 정량만큼 물을 넣으면 되는것 아니냐고?

내가 그걸 몰라서 지금 이러고 있겠냐고

아무래도 평소 먹는 용기에 (주로 국그릇)에 커피포트가 끓으면 대충 눈짐작으로 넣다보니

매번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또 이놈의 스프 특징이 약간 뭐랄까. 

아주 맑은 스타일도 아니면서도 또 아주 진득거리지도 않는데 좀 가루가 약간씩 뭉친달까?

아마 폰타나 스프를 (정확히는 폰타나 컵스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런점에서 좀 호불호가 갈릴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암튼 이런 와중에 아내가 폰타나 컵스프 기획전에 끼워져있는 폰타나 전용 스프 용기를 사왔다.(사은품)

뭐 요즘 말로는 스프볼이라고 합디다... 

 

용기도 이쁘긴한데 중요한건 안쪽에 물을 따르는 표시선이 있다는 것! (유식하게 water line 이라고 표기됨)

 

한두번 먹고 이 표시선이 말끔하게 지워지는 아찔한 상상도 했지만 (맛이 달라질까?) 그렇지는 않고

 

일단 컵스프먹을때 뜨거운물 따르는 순간의 고민은 없애주어 편리하고,

또 맛의 표준화라는 현대문명의 값진 결과를 매번 주어 나의 삶이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을...

까진 아니지만 암튼 좋다. (디자인도 이쁨)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이만큼의 물을 부었을 때 맛은? 가루 뭉침은? 옥수수가 약간 덜익은 듯한 식감에 대한 변화는?

 

뭐... 그닥이다.

 

스프볼이라고 한다. 응? 공은 없는데?
정말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표시선' 이라는 표기대신 'water line' 영문표기를 보면 뭔가 근사해보이는 느낌을 어쩔 수가 없다

 

아내는 늘 스위트콘 컵스프를 사오는데, 단한번도 나에게 이 스프가 맛있냐고 물어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