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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 꽤 재밌더군요

이 만화와 함께하는 순간 행복했다

모든 이야기는 먹는것으로 시작해 삶으로 마무리된다.

 

행복한 밥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series?productNo=3530893 

 

행복한 밥 [단행본]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남는 '밥'이 있다. 음식에 얽힌 행복한 순간을 포착한 서민파 옴니버스 먹거리 만화. 대사 없는 사일런트 만화이기에 ...

series.naver.com

(나는 모바일이 아닌 단행본으로 봤기 때문에 웹에서 본 느낌은 또 다를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무 기대도, 사전정보도 없이 펼친 만화가 뜻밖의 완성도와 재미를 줄 때의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삶은 늘 기대하지 않은 일들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이 더 크고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이 만화에는 대사가 없다.

 

그런데 대사 한마디가 없어도 내용은 완벽하게 전달된다. (이런 장르를 사일런트 만화라고 하나? 네이버시리즈에서는 이만화를 '음식에 얽힌 행복한 순간을 포착한 서민파 옴니버스 먹거리만화' 라고 정의내린다. 딱 맞는 표현같다.)

 

그런데 처음 1권을 읽을 때는 이 만화의 이런 특징을 전혀 못느끼고 읽었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다고 해야할까?

대사가 없는 만화를 대사가 없다는걸 전혀 모르고 읽다니...

 

만화의 내용은 옴니버스 형식인데, 사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식도락'에 대한 만화는 아니다. (아주 관계없다고는 못하겠지만)

 

물론 삶의 구석구석 슬픔과 행복, 갈등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먹는것'이 정말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는 건 맞지만,

최근 유행하는 '맛집탐방' 이나 '레시피소개' 같은 만화가 아니란 말씀.

그러니 이 만화를 요즘 유행하는 먹거리 중심의 소재로 미리 선입견을 가지고 아예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장벽은 있다.

 

그림체.

 

나의 취향과 다른 그림체만 넘어서면 더 재밌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온전히 내 생각이긴 하지만, 요즘 독자들에게는 조금 접근하기 힘든, 익숙하지 않은 그림체다. 

(예쁘거나, 귀엽거나, 멋지다고 느낄만한 요소가 많지 않고 다소 과장되어 있다거나 구식이란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처음엔)

 

하지만 1권의 몇 개 에피소드만 넘어가고 나면 어느새 2권을 찾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터.

그리고 이 작가는 정말 표정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그리고 3권쯤에서야 발견한 이런 내용

 

'첨가물없는 만화' 라니. '유통기한없는 만화' 라니. 만화를 '음미' 하라니.

 

내용은 짧은 옴니버스형식이어서 술술 읽히고, 한편 한편의 완성도가 높아 4권까지 골고루 재미있다.

모든 내용이 사랑,우정,갈등,성장등 평범한 사람들의 울고웃는 이야기인데 대사없이 그림만으로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능력이 곳곳에서 빛난다.

(마지막권에서 이 만화 탄생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웹으로도 이 내용이 옮겨졌는지... 혹시 나오지 않는다면 단행본으로 보길 추천한다)

 

모두 4권의 단행본으로 나왔고 개인적으로는 2~3권이 가장 재미있었다.

 

'어떻게 대사없이 이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독자들의 사연을 받아 구성한 걸까 아니면 모두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일까?'

 

읽을 수록 더욱 궁금한 '행복한 밥'

 

책을 덮고나면 만화에 소개된 먹을거리가 생각나기 보다는, 내가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아니

잘 살아나가야겠다 라는 소회가 드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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