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고스톱 (한게임 맞고)를 친다.
지방에 혼자 계신 엄마의 고스톱머신 (노트북)이 고장나면서
일체형 컴퓨터로 바꿔드리면서 테스트삼아 몇번 하다보니...
암튼 그렇게 됐다. (흠)
한마디로 지극한 효심이 인터넷 도박 중독으로 변질된 사례로서...
오랫만에 인터넷 고스톱을 치며 새삼 느끼는 것.
이놈들.. 정말 판을 잘 짜 놨다.
몇번의 운으로 돈을 모으면 조금만 더 큰판, 조금만 더 큰판...
아예 처음 시작했던 판돈이 작은 판은 돌아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아, 물론 망하면 돌아갈 수 있지)
그런데 인터넷 고스톱 좀 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고스톱이란 게임이 원래 운칠기삼이고,
사실은 어느정도 치면서 실력이 늘게 되면
거의 '운'에 좌지우지되는 게임 (운 9.9 기 0.2 쯤?) 이란걸 알게 된다.
그러니 아무리 그날 운이 좋아 설렁탕을 사가지고 집에 갔는데도 아내가 멀쩡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대운의 날이라도
결국 웬만하면 돈을 잃고 무료충전의 바닥으로 돌아가기가 쉽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모든 인간이 그 유구한 역사속에서 만들어 낸 모든 것이 사실 결국
인생의 한 부분이고 결국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게임 역시 현실과 판박이다.
사회는 계속 당신의 욕망을 부추기는 거대한 게임이고 이 한게임 고스톱 역시 그 사회와 닮아있다.
이미 이 게임속에 태어난 당신은 몇번의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좌절하지않고 꼭대기에 오르려는 성실한 유저이고.
이 사회는 (게임은) 당신이 낙오는 할지언정 로그아웃하기는 원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든지 무료로 계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단을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물론 모든 유저가 그 꼭대기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의 설계대로 모두 로그아웃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설계에서 벗어나 욕망없이 올인과 무료충전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있고,
별것 아닌것 같은 타이틀에 목숨을 걸고 엄청난 돈을 쏟아붙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매일 무료 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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