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으로 오랫만에 청주에 내려갔다.
밥은 청주 안덕벌에 '이학 한정식' 에 모여 먹었는데
최근 청주 어르신들의 계모임으로 많이 사랑받는 곳이라고.
(먹어보니 사랑받을만 하다는 생각도 들고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태어나 한 13년즈음을 청주 모충동에서 자랐고,
이후에는 스무살 후반까지 수곡동에서 자라다
대학을 졸업하며 서울살이 - 경기도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살아온 세월이고보니
청주에서 지낸 시간보다 타향살이(?) 기간이 더 길어져버렸다.
그래도 청주는 여전히 나의 고향이고, 추억이 가득 담긴 곳이며, 엄마와 오랜 친구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식사를한 안덕벌도 정말 오랫만에 찾은 곳인데, 너무 많이 달라져있어 한눈에 이곳이 내가 알던 그곳인가 했다.
밥을 먹고 오랫만에 청주 구 시가지를 지나 다시 청주 집으로 가는길.
청주 상당공원을 지나 충북도청앞을 지나 육거리 시장까지 이어지는 청주 4차선 도로는 (17번국도)
2000년 전만해도 청주의 중심 도로였는데 운전을 하고 가는 그 짧은 시간에도
어느새 빈 상가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게 보여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전 청주 상권의 중심지였던 철당간 근처의 나름 화려했던 상가들, 극장들은 이제 없어지거나 비어져있고,
(자주가던 졸졸호떡은 그나마 특유의 활기가 남아있어 갈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지만)
한때 청주의 본정통(일본식 표현)으로 주말에 나가면 사람들로 꽉 차있던 중심 상가 거리는 이제 꽤나 한산하다.
(여담으로 본정통이란 일본식 표현대신 성안길이란 표기로 변경된지 꽤 오래되었음)
코로나의 영향도, 인구의 감소도 (특히 젊은층의 유출이 많다) 한 몫 했으리라.
사람이 많고, 주차가 힘들고, 매일 만원버스에 시달리던 시절이 그립다고까지는 못할 것 같다.
우리나라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오전/오후반이 있던 초등학교 시절을 경험하고
대입, 취업까지 늘 높은 경쟁속에 살아온 사람들에게
인구가 줄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 같이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나 언론의 주장이 온전이 와 닿지많은 않을 것 같고
나또한 그렇다.
하지만 집근처의 초등학교가, 중학교가, 고등학교가 문을 닫고,
어느 공원, 거리에 가면 어르신들이 훨씬 더 많아 보이는 풍경들이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아 보이는건
어느 도시나 시대나 어린이들이 적고 어른들이 많다는 것만큼 생기가 없고 암울하게 느껴지는건 없을 것이다.
나또한 아이 둘을 둔 아빠로서 아이들이 순조롭게 결혼과 육아의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속마음을 드러내고 회유할 수 없는 것도 현실.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고 무엇보다
모든건 개인의 선택이니까)
이제 곧 나라에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웬지모를 기대와 우려가...
청주 하루 다녀오며 별 생각이 다 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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