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판매정지를 당해본적이 있나요? 쿠팡 판매정지 및 회복 - 2
쿠팡에서 판매정지를 당한 계기가 된 사건은 말하자면 고객과의 다툼이라고 하겠다.
A라는 고객이 본사의 A상품을 주문했는데 주문한 A상품이아닌 B가 왔다고 주장하는 데서 이 문제가 시작된 문제였다.
사실 처음엔 정말 너무나 심플한 일이어서 문제가 될 것도 아니었다.
우선 제품을 잘못 받았다고 전화요청한 고객과 통화도 무난하게 연결되었는데 간혹 이런 문제 발생시 고객과 통화연결도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단 고객과 쉽게 통화할 수 있는 것부터 다행이라고 느꼈던 상황이었다.
고객에게 주문하신 상품은 A이고 주문내역에서 보시면 A제품을 주문하신 것을 확인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고객은 자신이 실수했을리 없다고 하다가, 나중에 주문내역을 확인한 이후에는
본사의 상세설명이 주문실수를 유도했다고 하는 주장이었다.
아무리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주문실수의 사유가 고객귀책에 99%가 있는 건인데, (물론 이글은 판매자 관점에서 쓴 글이긴 하다)
고객의 입장은 아주 조금이라도 이런 상세설명상의 부족한 점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우기는 주장하는 상황이었다.
결론은 이 제품을 반품해가고 자신이 원래 받고싶었던 제품으로 무상교환 해달라는 요청.
후우후우..(숨이 조금 가빠지기시작)
일단 제품 반품상의 이유가 고객님 주문실수고 저희는 주문대로 배송해드렸기 때문에 무상 맞교환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고,(제품이 소파이다보니 배송료가 몇만원으로 일반 택배상품보다 상당히 부담이 될 수 는 있는 상황)
그럼 일단 고객님 원하시는 제품이 아니니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안내하자
맞교환 제품 받기 전에는 회수해갈 수 없다고 화냄.
결국 지금 받은 제품을 볼모로 새제품을 보내줘야 기존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상황이었다.

어... 어떻게 해야하지?
그동안 여러 강성고객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결국 서로간의 언성이 조금 높아지고 결론없이, 끝없이 같은 내용을 주고 받으며 장시간의 통화만 계속된 상황이었다.
돌이켜보니 결과적으로 나의 대응태도에 부족했던점이 많았다.
해당 고객이 본사를 마치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일방적으로 고분고분 이야기할 수 만은 없었고
경험적으로 고객 귀책 사유건에 대해 너무 저자세로 일관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고객이 계속해서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차분한 어조로 일관된 내용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단 이렇게 서로 자신들의 주장만 한 상황에서 오랜시간의 전화는 종료되었다.
40분쯤 통화를 했을까? 아무리 고객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고함을 쳐도 절대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없다는
기본 태도 만큼은 지켜야겠기에 끊지도 못하는 전화를 계속 잡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정말 화가 났다.
전화가 끝난 시간이 3시쯤 이었을까?
물론 이렇게 고객과 통화를 마치고 난뒤 고객은 고객대로 다시 쿠팡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그로인해 나도 쿠팡의 사실확인 전화를 받고난뒤 쿠팡에 이러이러한 문제로 고객과 통화한 내용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쿠팡에서도 본사의 대응에 대해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았다.
하루종일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울 수 도 없고,
일단 제품을 회수조차 못하게 한다는 고객의 태도에 화가나 퇴근전 문자로 제품 회수를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마친 건이었다. (짧게 보냈다)
그런데 결국 그 다음날 벌어진 판매중지 사태.
쿠팡으로부터 정확히 본사의 고객대응에서 어떤 부분이 결국 '판매중지'에 이르게 한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나중에 알게된 것은 이부분.
바로 문자를 통해 고객을 '협박'하였다고 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객과 여러가지 문제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어떤 방식이든 고객에게 어떤 압력을 가하거나 겁을 주는(실제 의도는 그렇지 않다해도) 행위는 절대 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럼 그냥 당하고만 살라는 것인가? (정답 : 그렇다 or 정말 그렇다)
물론 쿠팡의 입장은 그렇지는 않다. 고객과 해결이 어려운 분쟁이 발생시 우선 쿠팡을 통해 상황 설명을 하고 해결방법을 찾는게 우선이라는 것. (경험상 결국 판매자의 손해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어찌됐건)
솔직히 정말 쿠팡이고 뭐고 해당 고객과 대판 싸우고 회사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때는.
그런 선택이 결과적으로 나에게 아무런 득이 될것이 없다는걸 알고 있었고 나의 퇴사가 그 고객에게 어떠한 일깨움도 없을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런 고객을 그냥 두고 본다는게 그당시에는 도저희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고, 개인으로서는 자존심 +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이기도 했다.
분명히 잘못은 고객에게 있다고 생각했고, 내 생각 아니 회사의 입장을 대변한 나의 말과 행동이 상식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 고객과 어떻해든 (정말 법적으로)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단지 가구 맞교환에 드는 비용 몇만원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나름대로 상식선에서 일처리를 해왔고, 작은 손해는 감수해가며 되도록 고객중심으로 때로는 참 속없이 일을 해왔다고 느꼈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로 판매정지를 당하고 고객에게는 더이상 한마디도 더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버린 것에 대한 자괴감 같은 것이었다.
또 앞으로도 이런 비슷한 경우를 겪을 때마다 이렇게 저자세로 고객의 요구대로 다 들어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물론 이건 고객의 잘못된 요구에 대해 대처를 잘못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필요이상으로 고객과 정면으로 부딪혔고, 다소 감정적으로 대처한 면도 있었다.
더 냉정하고, 사실에 근거에 대처에 나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쿠팡은 전화 한통 없이 이메일로 판매중지를 통보했다.
해당건에 대해 본사에 전화로 사실확인 하나 없이,
고객의 일방적인 주장만 수용한 뒤 이메일로 통보 및 실제 판매중지를 해버린 것이다.
2007년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해오면서 여러가지 일을 경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단 1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침착함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당장의 매출손실도 그렇지만, 쿠팡의 '고객 중심의 행정' 에서 판매자는 절대 쿠팡의 '고객'은 될 수 없구나 라는 생각.
입점판매자는 쿠팡에도, 고객에게도 모두 완벽한 '을'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